봉래인형이야기-인형, 로봇, 슈팅게임[4-2] 봉래인형이야기

분명 처음 뵙는 ZUN입니다.
오랫동안 창곡활동을 해 왔습니다만,무심코 음악 CD를 내게 되었습니다.

내용이라면, 실로 시대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레트로 러브인 겁니다.

특히 지금의 소쇄한 락댄스계 게임 뮤직이 아니고,
한 옛날전의 스트레이트한 게임 뮤직을 좋아하는 분에게 최적입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소녀틱해져 있기 때문에,
그러한 취미인 분도 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동양풍과 서양풍으로,
앤티크한 오리지널곡을 작곡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이 CD를 들으면 왠지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뭐든간에 길을 벗어나면 불안정해지기 때문이겠지요.
봉래인형은 「비 치유계」CD인지도 모릅니다. 목을 매달질 않나.

 2002.8.11 ZUN (정직촌의 사생아, 가장 고소공포증인 나)


- 봉래인형 C61발매판에서 ZUN의 코멘트 -




그런데 이 당시에는 다른 조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었다. 그것은 포스트모던이라는 사상이었다.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수 많은이들이 무고한 피를 흘렸고, 두차례의 광기와 참극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기존의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믿음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인문, 철학, 예술, 사회계등에서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게 된다. 가령 첨단문명을 반대하고 자연인으로 살자는 히피즘, 그리스도교적 인간관에 반대해 신비주의 종교사상에서 출발한 뉴에이지 음악등도 유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여파는 일본에서도 큰 영향을 끼쳐 사카모토 류이치나 미야자키 하야오등의 예술가들을 배출하게 된다. 

당연히 포스트모던의 사조는 서브컬처로 흘러들어오게 되는데 여기서 기존 로봇물의 사조와 충돌을 하게 된다. 최첨단의 기술을 바탕으로 부국강병을 과시하는 로봇물의 특성은 합리주의적인 문명에 대한 반발심리가 반영된 포스트모던의 경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것이었다. 하지만 절묘한 합의점을 찾아내는데 당시의 세기말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져 오버테크놀로지로 인한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를 형성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수수께끼의 외부세력에 의해 인류의 존속이 위협을 받게되고 거기서 인류의 생존을 위해 암울한 싸움을 하게된다는 내용들이었다. 

슈팅게임은 대다수가 이러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고, 거기에서 거대로봇의 역할은 플레이어 기체를 위협하는 중요한 역할로 작용하였다. 어린시절 인기를 끌었던 <스트라이커즈 1945>의 보스들도 궁지에 몰리면 비행기나 탱크에서 로봇으로 변신을 하였고,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텐가이>또한 일본 전국시대라는 설정이면서 로봇과의 싸움을 하게되는 방식이었다. 타이토의<다라이어스>라는 작품은 세기말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를 가진 작품의 대표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ZUN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 이 작품은 어떠한 물고기모양의 기계로봇들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슈팅게임은 이러한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태생부터가 일본에 만들어진 슈팅게임은 무수한 총탄이 왔다갔다하는 슈팅게임은 스치면 죽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플레이어에게는 거의 고정된 플레이 시간속에서 싸우지 않으면 죽는다는 극기의 상황이 강요되고 한순간에 죽을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한편으로는 함께 무수한 탄들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승리를 거두는 쾌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한마디로 슈팅게임에서는 강자의 쾌감을 만끽하려고 하는 일본식 모더니티와 약자와 강자의 이분법자체를 거부하는 포스트모더니티가 공존한다. 그리고 이러한 양 극단을 하나로 묶어주는것은 극히 제한된 자유도와 절대적인 규칙이다. 그리고 이러한 규칙공학의 정수가 로봇이다. 슈팅게임, 아울러 일본의 서브컬처가 로봇에 열광했던 이유는 규칙에 대한 특별한 애착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글은 코믹과 온리전등 동방프로젝트와 관련된 동인활동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비평집 <봉래인형 이야기>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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