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래인형이야기-어린아이의 형상을 한 인형[3-2] 봉래인형이야기

분명 처음 뵙는 ZUN입니다.
오랫동안 창곡활동을 해 왔습니다만,무심코 음악 CD를 내게 되었습니다.

내용이라면, 실로 시대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레트로 러브인 겁니다.

특히 지금의 소쇄한 락댄스계 게임 뮤직이 아니고,
한 옛날전의 스트레이트한 게임 뮤직을 좋아하는 분에게 최적입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소녀틱해져 있기 때문에,
그러한 취미인 분도 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동양풍과 서양풍으로,
앤티크한 오리지널곡을 작곡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이 CD를 들으면 왠지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뭐든간에 길을 벗어나면 불안정해지기 때문이겠지요.
봉래인형은 「비 치유계」CD인지도 모릅니다. 목을 매달질 않나.

 2002.8.11 ZUN (정직촌의 사생아, 가장 고소공포증인 나)


- 봉래인형 C61발매판에서 ZUN의 코멘트 -



생각해보면 기묘하다. 어째서 서브컬처에서는 어리고 귀여운 캐릭터가 인기를 끈 것일까? 본디 취향이란 훈련의 과정이다. 사람이란 많이 보고 익숙한것에 호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필자가 의문을 가지는점은 지금의 로리타문화가 아닌 조금 예전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것이다. 즉 일본 서브컬처에서 로리타 문화가 어떤 식으로 형성이 된 것일까?

사람들은 귀엽고 어린 대상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로리타문화는 이런 순수함에 의한 동경으로 형성되었다. 어째서 그시절(70~00년대초반) 문화에서는 이런 순수함에 대한 동경이 있었을까?

순수함을 갈망하는 이들은 자신이 더럽고 추악하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즉, 일본사회 특유의 로리타콤플렉스는 트라우마, 그것도 집단적인 규모로 인한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제도적 특성에 기인한다. 현대의 교육정책과 사회제도는 20세기 초 프러시아의 군대식 체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인간상을 양성하기 위해 개개인의 자율성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이러한 개인주체의 부정으로 인한 폭력적 트라우마중 하나가 제복소녀에 대한 페티시즘이다. 남자가 군대얘기에 집착하는 이유, 병역기피자에 대한 과도한 분노를 표출하는 일종의 트라우마로 인한 보상심리이다.

서브컬처에서의 로리타 콤플렉스에 대한 원인. 즉,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 대한 집착도 사회제도에서 기인한 폭력적트라우마로 인한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교육정책이 완화된 고이즈미 정부의 유토리정책이후 서브컬처에서 학원폭력물이 눈에띄게 줄어들었고 로리타물의 소비성향도 이전과는 달리 외형적인 모습에 중점을 두는쪽으로 소비성향이 바뀌게 된다.

서브컬처에서의 로리타콤플렉스는 자신에게 결여되었다고 느끼는 순수함을 로리타캐릭터를 통해서 대신 충족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봉래인형은 왜 단순한 로리캐릭터가 아니라 하필 그로테스크가 양면하는 인형으로 표현을 하였던것일까? 그것은 늙지 않음으로 인한 시간의 정지성을 극대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로리타문화는 어린아이가 언제까지고 순수한 모습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시간이 존재하는 이상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사람이 늙어버리는건 피할수 없는 숙명이다. 사람이 언제까지고 변화하지 않고 순수한 모습을 유지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죽는것밖에는 없다. 죽음을 통해 그들을 추악한 늙음으로 인도하는 ‘시간’은 영원히 멈추게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죽음은 매우 매혹적이다. 순수한 아이에게 시간을 뺀 모습, 그것이 인형이다. 인형은 생명이 없이 때문에 아름답다, 인형은 영원히 정지된 시간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가 관점을 다르게 보는순간 인형은 매우 그로테스크해진다.

하지만, 문학적 인형이 영원히 정지된 공간을 살아간다고 해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언제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조금씩 늙어가고 있는것을 알기에. 아름다운 과거는 언제나 쓸쓸하고 애틋하다. 그렇기 때문에 봉래인형의 기괴한 이야기 또한 한편의 레트로 러브가 될 수 있는것이다. 과거에 아름다웠던 나 자신에 대한 사랑, 나르시시즘이다.

‘정직한 자’는 죽을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달리말하자면, 정직한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은 추악해지지 않기 위해 죽을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한 명의 소녀는 시간에 초월한 존재이다. 그러나 반대로 그녀는 시간이 존재하는 공간에서는 더이상 살아갈수 없다. 따라서 그녀는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는공간, 그래서 매우그립고 한편으로 쓸쓸한 공간인, ‘환상향’으로떠나게 된다.







이 글은 코믹과 온리전등 동방프로젝트와 관련된 동인활동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비평집 <봉래인형 이야기>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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