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래인형이야기-봉래와 상하이 앨리스[2-1] 봉래인형이야기

분명 처음 뵙는 ZUN입니다.
오랫동안 창곡활동을 해 왔습니다만,무심코 음악 CD를 내게 되었습니다.
내용이라면, 실로 시대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레트로 러브인 겁니다.
특히 지금의 소쇄한 락댄스계 게임 뮤직이 아니고,
한 옛날전의 스트레이트한 게임 뮤직을 좋아하는 분에게 최적입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소녀틱해져 있기 때문에,
그러한 취미인 분도 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동양풍과 서양풍으로,
앤티크한 오리지널곡을 작곡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이 CD를 들으면 왠지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뭐든간에 길을 벗어나면 불안정해지기 때문이겠지요.
봉래인형은 「비 치유계」CD인지도 모릅니다. 목을 매달질 않나.

 2002.8.11 ZUN (정직촌의 사생아, 가장 고소공포증인 나)


- 봉래인형 C61발매판에서 ZUN의 코멘트 -



동방 프로젝트는 20년이 넘은 오래된 세월동안 오직 한명에 의해 세계관이 구성된 방대한 콘텐츠이다. 그렇다보니 독자를 자극시키는 숨겨져 있는 떡밥들이 많이 존재하며, 미스테리한 수준까지 도달해 있는것들도 존재한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봉래(호라이)이다. 봉래는 동방프로젝트에서 소재로서 많이 언급되다. 가령 후지와라노 모코우의 이명은 ‘봉래의 인형’이며 앨리스의 두 인형의 이름도 각각 ‘봉래’와 상해이다. 생각해보면, 상해(상하이)도 하나의 떡밥이다. 이쪽은 서클명에 들어가 있는 이름이다. 상해환악단이 최초로 만들어낸 음반이 바로 봉래이다. 동방프로젝트의 아이콘 그림은 마리사, 게임 메뉴화면 그림은 레이무였던게 떠오른다. 레이무-마리사처럼 ZUN은 어떤 두 소재가 연관되어있는것을 즐긴다. 그렇다면 봉래와 상해에서도 무엇인가 연관성이 있는것 아닐까?

봉래는 무엇일까? 부족한 봉래에 대한 서술을 보완하기위해 원전(모노네타)를 살펴보면 봉래는 발해쪽 근방에 있는 있는 신선들이 사는 극락정토로서 삼신산 중의 하나이다. 봉래에 대한 에피소드는 진시황에서 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진시황이 불로불사의 영약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보냈으나 결국엔 찾지 못한 산이다.

봉래에 대한 언급은 <타케토리 모노가타리>에서도 언급 되었다. 아름다운 외모의 카구야공주는 5명의 귀족에게 청혼을 받았는데 청혼을 뿌리치기 위해 각각 무리한 요구를 한다. 그중에 하나가 봉래산의 옥가지를 가지고 오라고 한 것이다.

중국 고전의 봉래산과 카구야 공주의 봉래말고도 봉래에 대한 원전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다프카디오 헌이 그의 저서 <괴담>에서 언급한 ‘봉래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옳거니, ‘다프카디오 헌’은 동방프로젝트에서 직접적인 모티브가 되었던 사람이다. 이 이야기에 조금 더 주목해보자.

이천년전의 중국 양식을 모방한 ‘신기루’라는 이름의 족자 그림에서 봉래라는 이름을 가진 빛의 문이 그려져있다. 신기루는 손에닿은수 없는 환상 - 환상의 나라 봉래국은 죽음과 고통이 없는 나라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전형적인 유토피아에 대한 해석이다. 그런데, 다프카디오는 다음과 같은 서술을 추가한다.

“서쪽 나라에서 불어온 사악한 음풍이 봉래섬 위를 휘몰아치고 있다. 슬프도다! 영묘한 대기는 점차 옅어져간다. 지금은 간신히 일본의 산수화가 그린 풍경 속, 기다란 빛의 구름 띠처럼 조각이 되고 띠가 되어 떠돌 뿐이다. 그 한 벌 띠구름 아래, 호라이는 이제 구름 아래에서만 존재한다. 그 이외의 곳에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 그 환상은 이제 사라지려고 하고 있다. 그림과 노래와 꿈 속이 아니면 이제 다시는 나타나지 않으려는 듯이”

일반적인 유토피아에 대한 묘사는 필자가 차마 닿지 못하는 먼거리에서 “그렇다 하더라”라는 태도로 묘사되는 느낌이 많다. 그러나 다프카디오 헌의 언급은 다르다. 그는 ‘서쪽의 음풍’이라는 위협을 언급하면서 마치 그것이 없었더라면 현실적으로 마주할수 있다라는듯이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해보자. 서쪽의 음풍이 있든 없든 신기루는 신기루일뿐이다. 헌은 마치 신기루를 직간접적으로 마주했고 그 혜택을 간접적으로 누려왔으며 그것을 잃어버린 양 서술하고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다프카디오 헌이 이야기한 봉래국은 진짜 유토피아라기보단 일본이라는 나라를 비유 한것으로 보인다. 예전부터 일본은 서구인들에게 환상을 자극하는 공간이었다. 마르코 폴로는 일본을 황금의 나라라고 서술했으며, 음악가 푸치니는 나비부인을 통해 모네나 고흐등의 인상주의 화가들은 우키요에의 화풍을 모방했다. 일본은 당시 서구인들에게는 오리엔탈의 환상이 담겨있는 공간이었으며 다프카디오 헌은 그런 환상의 나라에 직접 발을 들이며 몸으로 경험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당시 서구열강들의 이권다툼과 메이지유신의 개화풍조가 마음에 들었을리가 없다. 그는 서구의 문명에 더럽혀지지 않은 환상의 나라 일본을 사랑하고 지키려고 하였다.

다프카디오 헌인 일본인 이름은 코이즈미 야쿠모이다. 본디 서구인이었으나 일본으로 귀화한 그의 독특한 이력은 야쿠모 유카리라는 동방프로젝트의 세계관의 핵심인물의 모티브가 된다. 다시말해 동방프로젝트는 다프카디오 헌이라는, 일본인이 되고자 한 서구인의 오리엔탈리즘의 환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동방 프로젝트 내에서 이러한 오리엔탈리즘이 극대화가 된 작품이 바로 동방영야초이다.

전래동화 타게토리모노가타리의 내용을 모티브로하는 영야초의 내용은 원전에서 조금밖에 등장하지 않는 ‘봉래의 약’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게된다. 달세계의 영약 봉래의 약은 불사를 가져다주는 ‘영약’이자 ‘금기’이며 호라이산 카구야는 영약을 먹고 금기를 건드린 죄로 야로코로 에이린과 함께 지상으로 추방당한다.

원전에서의 카구야 공주가 원래 달나라의 인물이긴 하지만, 영야초의 내용과 봉래의 약 소재는 달세계의 인물들이 집요하게 언급된다. 더러움이 없어 역설적으로 추악하게까지 묘사되는 달의도시, 후작 동방맹월초에서 주인공들이 직접 달의 도시로 가이동을 시도했고, 최근 ‘동방감주전’에 의해 다시한번 언급되고 있다. 필자는 아직 동방프로젝트에서의 ‘달’이 어떤의미인지를 해석하지 못하고 있으나,봉래의 이야기와 상당히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라는것, 그리고 달을 해석할수 있다면 ZUN의 작품의도를 상당히 해석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 글은 코믹과 온리전등 동방프로젝트와 관련된 동인활동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비평집 <봉래인형 이야기>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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