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려라 유포니엄 리뷰 1 : 조직 서브컬처


제대로 써야지 맘먹고 엉켜버린 원고가 너무 많아서 이러다간 영원히 쓰지도 못하겠다 싶었습니다.
조금씩 잘게쪼개서 올리니 양해부탁드립니다.




취주악부와 학교간 차원에서의 전국대회라는 개념이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두가지 이유로 무리라고 본다.

첫째야 다들 생각하듯이 한국 특유의 학벌중심문화때문이다. 누가 무슨말을 해도 대학에 가는것은 일단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입시와 공부는 필연적이다. 당연히 동아리활동이라는것도 그저 부수적인 교양일뿐 일정이상으로 열심히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두번째이다. 취주악은 조직문화이다. 과연 한국사람 30~50명을 모아놓고 취주악을 하는것이 가능할까? 그 성질더럽고 급한 한국사람들이 얌전하게 금관악기를 불 수 있을까?


취주악이 일반적인 오케스트라와 다른점은 군대환경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본편에서도 나오는 마칭밴드는 모든 사람들이 발을 맞추는 제식을 하면서 악기를 연주한다. '집단행동'이라는 이름으로 민간단위로 제식을 장려하는 일본문화 특유의 조직문화에 취주악이 무관하다라는 생각이 들지를 않는다.

만약에 자신이 취주악부의 일원으로서 연주한다고 생각해보며 유포니엄을 봐보자. 처음 봤을때 나는 거친 욕설이 튀어나왔다. 이런 고통스러운 일을 어떻게 고등학생들에게 장려할수가 있는것일까.

취주악이 슈퍼스타K와 다른점은 나의 음악이 절대로 남들보다 튀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못해도 잘해서도 안된다. 지휘자의 명령에 복종하여 남들과 균형을 맞춰내지 못하면 지휘자는 귀신같이 당신을 찾아서 면박을 줄 것이다. 3~50명의 시선이 전부 당신에게로 쏠린다.


목표가 무도관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면서 케이크만 처묵해도 괜찮다. 그 나이땐 오히려 그 편이 자연스럽다. 전국대회라는 커다란 목표때문에 학생들에게 조직의 굴레를 강요하는것은 대학교를 가기위해 3년내내 공부만 시키는것만큼이나 가혹한 처사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사회에서 담담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울려라 유포니엄은 학교라는 소사회이자 조직안에서 한 개인과 개인이 느끼는 스트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계속)


덧글

  • ㅇㅇ 2017/04/26 09:07 # 삭제 답글

    우리나라에도 염광여고같은 윈드오케스트라+마칭 잘하는 팀들도 있어요
    요즘 고등학교 팀에서 마칭대회 나온거 보면 어지간한 성인들보다 훨씬 잘하더라구요
    그만큼 빡세게 연습했겠죠
    취주악 이라는 단어는 들어본적이 없어서 쓰는 용어는 다를것 같네요
  • 천연마 2017/04/26 22:36 #

    저도 초등학교때 오케스트라부가 있었던 학교를 나왔었고 고등학교들에 따라 오케스트라나 마칭밴드가 있을법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규모면에서 봤을때 일본의 취주악(관악기위주의 오케스트라)이 많은 고등학교들 사이에서 대회가 열릴정도로 적극적으로 장려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어요. 이쯤되면 특정 사람만의 특별한 경험이라기보단 한 세대의 공감대라고 생각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17/04/26 14:17 # 답글

    1990년대 초반까지 교련 배우던 한국 고등학교 문화에서 저걸 못할리가...

    그리고 전국체전하면 고등학교 경기인데 무슨 관중석 마스게임한다고 관중석에서 입간판 쫙쫙 바뀌는거 말입니다. 그것도 다 소화하는게 한국 고교문화인데요? 아직 그걸 못 보셨구나...

    마스게임 훈련도 거의 군대 재식훈련, 그것도 시가 행진급의 강도를 자랑합니다.

    한 명만 삑사리가 나도 다 들통나는 것은 기본이요. 계속 그림이 바뀌기 때문에 언제, 어느때 다른색깔의 널판지를 내 놔야 할지 말 그대로 기계처럼 몸에 익을때까지 훈련합니다. 폭력? 구타? 연대책임? 내 밑으로 다 집합? 당연히 있죠....

    유포니엄에서는 그런 묘사가 전혀 없어 어찌보면 환상종같은 느낌마져 들었습니다. 내.

    한 명만 삑사리 나도 줄빠따(일렬로 새워놓고 엉덩이를 내 놓게 한 뒤, 각목, 알미늄 야구방망이등으로 그야말로 엉덩이가 찢어질때까지 때리기및 그에 준하는 행위)에 그러고 잘하면 "처음부터 잘하지 왜 이제서야 딱딱 맞게 하냐"라는 핑계를 대며 또 패고 망신주는 폭력 및 이지매가 없었던 것이 이 작품의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었습니다.

    아니면 일본식 공개망신의 잘못하는 사람 둘을 공개적으로 앞에 새우고 서로 때리게 하기, 이 때는 말 그대로 상대가 쓰러질 수준으로 안 때리면 선참자가 한 명을 때려죽인다는 수준으로 패 버리는 장면이 없던것도 이 작품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원인이었습니다.

    취주악이란 단어도 맞기는 한데 한국식으로 좀더 익숙한 단어라면 밴드부라고 하면 더 빨리 알아들을 수 있을껍니다.
  • ㄱㄴㅇ 2017/04/26 21:51 #

    00년도 이후 중학교 기악부생활 + 10년 이후 군악대 생활을 해봤지만
    구타같은게 있었다는걸 말로만 들었지 겪여보진 못했는데
    힘든 시기에 악기를 다루셨었네요 ㅠㅠ
  • 천연마 2017/04/26 22:27 #

    아이고 흥분하셨습니다, 진정하셔요. 맞습니다. 뭐 한국고등학교는 일본고등학교하고 다르답니까. 까라면까 저도 잘알고 그에따른 가혹행위도 있었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근데 이게 무슨 차이점을 보이는거냐면, 강제력이 없다는겁니다. 마스게임 안하고 싶어도 안할수 없었잖아요, 근데 밴드부는 때려치면 그만입니다. 패긴 왜 패요. 학교차원에서 강제하는것도 아니고 일개 동아리활동을 맞아가면서까지 해야할 이유가 어디있다구요. 전국체전은 체대가려는 애들이 모이는데라지만 얘네는 대학가려고 음악하는것도 아니잖아요. 그걸 전국대회를 벌일만큼 수많은 고등학교가 참가하고 있다는건 그만큼 자발적으로 밴드부에 참여한다는것이고 규율에 복종하는것이 내면화가 되어있다는 거에요.
    어떠한 탄압도 보상도 없이 '♡같은것'을 참아가면서 한다라는거 한국인 상식으론 말이 안되는 일입니다.그게 일본식 조직문화라는것을 설명했었어야 했는데 확실히 설명히 부족했었던것 같습니다.

    아니 근데 선생님, 줄빠따와 공개폭력을 리얼리티라고 말하는건 너무한거 아닙니까? 무슨 8,90년대 열혈근성물 감성으로 쿄애니를 보십니까
    90년대 초반까지 있었던 교련이 없어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요즘 군부대 생활관 같은 계급끼리 쓰는거 아세요? 장성들도 정년퇴임 못할까봐 눈에 심지를 꽂고 가혹행위 색출해내겠다고 뒤집어대는 마당인데 저 고등학생때도 교사가 학생이 자꾸 말안듣고 괴롭히니까 힘들어서 사직서내고 그랬던분도 있었습니다. 죄다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SNS에 조리돌려버리는 요즘 세상에 자로 손바닥 때리는것도 쉽겠어요?

    저는 어느순간부터 만화에 성적묘사와 폭력묘사가 줄어들게 된 계기도 교육정책의 변화가 원인이었다고 봅니다. 유토리 교육시기를 기점으로 특히 폭력묘사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요. 형님뻘께서 보시기에는 요즘애니 미소녀만 찾고 물러터졌다고 보실수 있겠습니다만, 제가보기에는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그것이 애니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17/04/27 09:30 #

    ㄱㄴㅇ//악기 아니고 마스게임이었습니다. 악기는 절대 다룬 적 없습니다.

    천연마//죄송합니다. 과거에 안 좋은 기억이 울컥하고 떠올랐길레 적어 버렸습니다. 주인장님께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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